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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네일] #예민한_부위의_자극에_대한_자캐의_반응은

 "─싫, 어. 놓아줘!"

  빠져나가려 발버둥치는 네일의 허리를 뒤에서 더 꽉 끌어안으며 엘리후는 낮게 웃었다. 싫다고 말하면 더 하고싶어지는 법이라는 걸 왜 모를까. 자기 애인이 짓궂은 성격이라는 건 알텐데. 제 쪽으로 꾹 당기며 그는 고개를 들어 네일의 어깨에 제 턱을 걸쳤다. 엘리후가 고개를 틀어 볼에 짧게 입을 맞추자 팔을 잡고 밀어내던 손이 멈추고, 이어서 턱선을 입술로 훑자 네일은 금세 얌전해졌다. 착하지. 애 어르듯 그리 속삭이자 길게 한숨을 내쉬더니 결국 엘리후에게 가만히 기대어 몸을 맡겨버렸다. 항상 이럴 거면서 굳이 튕기는 건 부끄러워서도 있고, 좋으면서도 괜히 튕기는 것도 있다. 사실 언제부턴가 연인의 앞에선 제 마음을 저도 모르게 되어버린 듯도 하고. 네일은 그냥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여전히 제 어깨가 무거웠다. 귓가에서는 옅은 숨결이 느껴지고, 숨소리 또한 들렸다.

  "왜 그렇게 싫어해?"
  "…그야. 난 어린애도 아니고, 여자애도 아니고. 무릎 위에 앉는 건 좀 그래."
  "어차피 나한테는 어린애 같기도 하고 여자애 같기도 한데."
  "엘리!"

  네일은 드물게 언성을 높였다. 그래보았자 쿡쿡 웃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지만. 하여간에, 놀릴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이어선. 네일은 눈동자만 움직여 엘리후를 흘끔 보고는 괜히 손가락으로 얄밉게 웃고 있는 얼굴의 볼을 쿡쿡 찔렀다. "간지러." 미소는 더 짙어져가고, 그 모습에 괜히 네일은 몇 번 더 찌르고는 길게 꾹 눌러버렸다. 입가에만 띄워져 있던 미소가 눈가에까지 번져가자 그제야 네일은 손을 거두고 제 허리를 감싸안은 팔을 쓸어내리다, 엘리후의 손에 멈춰 그 손을 감싸쥐었다. 시선도 돌려버렸다. 물끄럼 제 손과 감싸쥔 연인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엘리후가 짓는 저런 미소를 보고 있자면 약해져버리곤 했다. 사실 이런 자세를 꺼리는 이유는 다른 것도 있었으나, 어떻게든 되겠지 싶어졌다.

  "간지럼도 잘 안 타면서."
  "그래도 네가 만져주는 건 기분 좋은데."

  왜 항상 이런 말을 듣고 나면 부끄러움은 제 몫이 되는 걸까. 비어있는 손으로 달아오른 뺨을 문지르며 네일은 여전히 손과 손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눈만 깜빡였다. 좋다, 라. 내가 좋구나. 애인 사이가 됐으니 당연한건데, 아직도 저를 지칭하며 무엇이든 좋다고 하면 이상하리만치 달아오르고 저마저도 기분이 좋아지곤 했다. 기왕이면, 깊은 속으로는 평생 낯선 감각으로 남아 적응하지 못했으면 한다. 언제나 설렐 수 있도록 말이지. 그리 생각하고 나니 어쩐지 저가 정말 책에서 보아온 사랑에 빠진 소녀인 것만 같아 네일은 괜히 큼, 큼.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생각까지 읽지 못하는 엘리후는 표정으로까지 물음표를 띄우며 네일을 바라보았으나. 애석히도 네일은 여전히 그의 손과 제 손을 보고 있었기에 그 표정을 보지 못했다. 물론 보았더라도 제 속마음을 다 말해줄 생각은 없었지만. 그가 읽어내는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내가 좋아? 하고 묻고 싶은 말을 꾹 누르고 네일은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그리고 네일이 봐주지 않자 흥미가 떨어진 듯 금방 표정을 지워낸 엘리후를 뒤늦게 보았다.

  "슬슬 놓아주지 그래."
  "싫은데."
  "…무겁지도 않아?"
  "이정도야."

  넌지시 건넨 말에도 걱정스러운 어조가 섞여있었더랬다. 이런 상황에서도 걱정이 되나. 가지고 놀고 있는 거나 다름이 없는데. 키득거리며 엘리후는 네일의 어깨에서 머리를 떼어내고는 뒷머리칼에 얼굴을 묻었다. 부드러운 향기와 함께 느껴지는 감촉 또한 부드러웠다.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이렇게 변했을까. 단순히 그 때와 지금의 감정 차이 때문일지. 엘리후는 그에게 잡히지 않은 다른 쪽 손을 들어 가만히 네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러다 문득 머리칼과 옷깃 사이, 드러나있는 흰 목이 눈에 띄어 다짜고짜 그의 뒷목에 입술을 가져다대었다. 흠칫 하는 몸의 떨림이 노골적으로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상반신부터 하반신까지 꼭 맞닿아 있었으니. 그 반응이 재미있어 엘리후는 그대로 고개를 까닥여 입술로 두어번 네일의 뒷목을 훑었다. 몸의 떨림이 잦아졌다. 네일은 뒤늦게 힘 빠진 손으로 빠져나가려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그래보았자. 힘이 빠져있어서 무리였지만. …가만, 왜 힘이 빠져있지? 거기에 생각이 닿자 엘리후는 짙게 미소지었다. 그 미소를 보지 않았는데도 네일은 등골에 오소소 소름이 돋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네일."
  "……."
  "여기, 약해?"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어보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어쩐 일인지 입술을 떼어낸 엘리후는 손을 네일의 뒷목에 대더니 검지 손가락만 까닥까닥 움직여 톡톡 두드렸다. 살살 문지르기도 하고. 장갑의 감촉이 유달리 차갑게 느껴져, 네일은 몸을 움츠렸다. 엘리후는 그대로 네일의 목을 감싼 손을 움직여 마른 침을 삼키는 목울대를 쓸어내렸다. 다시금 입술을 묻고 혀를 내밀어 핥자 귀 끝까지 붉어지는 게 눈에 들어왔다. 제법 보기 좋은데. 속으로 웃으며 엘리후는 노골적으로, 그리고 아주 길고 진득하게. 뒷목을 핥는 걸 넘어서 애무하기 시작했다. 네일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몸의 떨림은 아까보다는 작아졌지만 동시에 잦아졌고, 숨을 참기라도 하는 듯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엘리후는 여전히 제 손을 감싸고 있는 손을 꽉 맞잡아주고 금방 놓아주었다. 입술을 깨물고 있을 거라는 건 예상 범위 내라서, 그 손으로 입술을 풀게하자 밭은 숨이 토해져 나왔다. 장갑 너머로까지 느낄 수 있었다. 평소에는 그냥 예민한 거로 넘어갔으나, 지금 이렇게까지 반응이 나오는 건 분위기가 진득하기 때문도 있을 것이다. 아니라면 일상 생활도 힘들 정도라고 생각되었으니.

  "으……."
  "느끼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아. 작은 중얼거림과 함께 네일은 한 손으로는 엘리후의 팔을 잡은 채, 비어버린 다른 손으로 제 얼굴을 쓸어올렸다. 알게 되면 잔뜩 괴롭혀댈 게 뻔해서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백허그는 꺼린 거였고. 핥아서 축축해진 자리에 느껴지는 숨이 묘하게 뜨거웠다. 그조차도 자극이라, 네일은 작게 신음을 흘렸다. 저가 알게 된 건 처음 같이 잤을 때 즈음일까. 끌어안아오며 그가 제 뒷목을 쓸어내릴 때마다 닿아오는 느낌이 다른 곳과는 전혀 달라서,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다. 아무리 그런 쪽으로 무지해도 말이지. …아니, 이제는 했어도 라고 과거형으로 표현해야 할까. 다행히 눈치는 빠른 편이었다.

  "이래서 그렇게 싫어했어? 말을 하지."
  "놀리지 마…"

  그리고 그건 엘리후도 마찬가지였더랬다. 연신 드러나있는 뒷목에 입맞추고, 핥고. 손으로 네일의 허벅지를 쓰다듬기도 하며 굳이 분위기를 더 달궈버렸다. 네일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싫은 건 아냐."

  문득 자세가 불편하다는 생각을 하며, 네일은 그리 중얼거렸다.




성감대가 뒷목이라는 걸 들켜버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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