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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ㄹㅣ네일

1. 아침에 버드키스로 깨우기




잠에서 깨고 눈을 떴을 때, 솔직히 아직도 꿈을 꾸는 줄 알았더랬다. 왜 얘가 내 옆에서 자고 있지, 하고. 홀로 일어나는 아침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탓도 있겠지만. 옆에 있는 게 엘리후라는 사실에 더 무게감이 실렸다. 그래서 그렇게 한참을 벙쪄있었다. 그러다가 문득, 자는 얼굴은 처음이라는 걸 깨닫고 네일은 저도 모르게 조목조목 엘리후의 얼굴을 뜯어보기 시작한 것이다. 가만히 보고 있으니 색색, 하고 숨을 내쉬는 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어쩐지 기분이 좋아져 네일은 엘리후의 품에 더 파고들었다. 저를 끌어안고 있는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엘리후 또한 잠에서 깬 모양이었다. 자기가 깨워버린 건 아닐까, 해서 네일은 품에 파묻고 있던 얼굴을 들고 엘리후를 쳐다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엘리후는 잠이 덜 깬 표정으로 푸스스 웃어보였다.


"잘 잤어?"


…고작 그거 뿐인데 왜이리 심장이 떨리는지. 네일은 속으로 끙, 하고 작게 신음했다. 잠긴 목소리가 귓가에서 계속 웅웅거렸다. 옅게 미소 띈 얼굴과 마주하자 네일은 아무래도 저가 꽤 멍청한 표정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것을 증명하듯 엘리후는 의아해하다가 이내 쿡쿡 웃고는 가볍게 네일의 콧잔등에 입을 맞추었다. 네일은 반사적으로 눈을 꼭 감았다. 엘리후는 그런 네일의 귓가에 귀엽긴, 하고 작게 속삭였다. 부끄럼타고 있는 것이겠지. 꼭 처음으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날 그랬던 것처럼 굴어서, 도저히 귀여워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괜히 더 장난기가 발동하는 것이다. 엘리후는 더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계속 그렇게 눈 감고 있을 거야? 좀 서운한데."


그 말에 네일은 실눈이라도 뜰 수밖에 없었다. 엘리후는 속으로 웃으며 끌어안고 있던 팔을 풀고 한 손으로 네일의 눈가를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저가 만지작거렸던 부분에 살며시 입술을 가져다댔다. 네일은 반사적으로 다시 눈을 감아버렸고. 그러자 엘리후는 또, "내 얼굴 보기 싫어?" 하며 네일을 놀려오는 것이다.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 네일은 슬쩍 엘리후를 밀어내며 이번에는 똑바로 눈을 떴다. …쳐다보기 힘든 건 여전했으나.


"그만좀 놀려줄래……."

"놀리는 거 아닌데."


이제야 보네. 하며 엘리후는 빙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가만히 네일의 볼을 손가락 끝으로 간지럽혔다. 묘한 기분. 네일은 그 손을 꼬옥 잡고 아래로 내려버렸다. 하여간에, 사람 부끄럽게 만드는 데에는 도가 튼 녀석이다. 그런 성격을 좋아한 건 맞지만. 네일은 그대로 엘리후의 품에 툭 기대었다. 그런 네일의 등을 엘리후는 가만히 토닥여주었다. 어쩐지 또 잠이 오는 기분이라, 네일은 그대로 제 얼굴을 두어번 품에 부볐다.


"네일."


작게 이름을 불러오는 목소리에 다시금 고개를 들려는 찰나, 엘리후가 네일의 턱을 살짝 잡고 저를 보도록 올려주었다. 그리고 입술에 가벼운 버드키스. 네일은 눈도 감지 못한 채, 몇 번 눈을 깜빡거리며 엘리후를 쳐다보기만 했다. 금방 맞닿기만 했던 입술이 떨어져나가고, 엘리후는 영 아쉽다는 표정으로 시선을 맞추었다. 잠 좀 깨는 것 같더니만. 작게 웅얼거리듯 말하고, 이내 이마에도 입을 맞춰주었다.


"슬슬 일어나야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깨닫고, 네일의 얼굴이 확 붉어져버린 건 그로부터 약 몇 초 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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