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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일엘리

님들 보셈 가능하다구요 쑥맥도 10년 가까이 지나면 쑥맥이 아닌게 된다고(말막함)

한.. 20대 중반.. 그때 쯤이 아닐까 근데 사실 이것도 쑥맥 완벽 탈출은 아닌 것 같애




네일은 엘리후와 키스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것도 제법 많이. 언제부터 그랬냐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물론 그런 걸 물을만한 사람이 존재할만큼 공개적인 관계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아직 풋내도 다 벗지 못했던 시절 바보 같은 고백에 엘리후가 말로 하는 대답 대신 키스로 답해주었던 때부터 그랬다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딱 그때부터.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한 사람과 태어나서 처음으로 키스를 했던 바로 그 순간부터 네일은 그 행위마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누가 끔찍히도 사랑하는 애인의 키스를 좋아하지 않겠냐만은. 그만큼 둘의 연애란 평범한 연인의 그것보다도 더 밀도있고, 불필요할 정도로 진득한 것이었다. 그래서 혹여 일찍 식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곤 했는데, 날이 갈수록 더 깊어져만 가는 걸 보니 그럴 필요조차 없다는 걸 깨달았다.

아무튼, 네일은 그랬다. 입술이 닿고, 겹쳐지고, 열어둔 틈으로 혀가 비집고 들어오고, 혀 두 개가 서로 얽히고. 정적을 채우는, 혀가 뒤섞이는 소리. 네일에게는 모든 것 하나하나가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눈 앞의 연인은 더더욱 사랑스러워서 종종 견딜 수 없어지곤 했다. 그래서 그 견딜 수 없음을 부끄러움으로 대신 표출했던 시간이 꽤 길었더랬다. 엘리후는 그 시간을 꽤 즐겼겠지. 그랬을 엘리후와는 다르게 네일은 꽤나 전전긍긍했던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렇게 얼굴 하나 붉히지 않고 먼저 키스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네일은 내심 흡족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혀 섞이는 소리가 노골적으로 들리면 몸을 흠칫하며 굳히긴 했지만.

한참을 제 혀로 엘리후의 혀를 얽고 풀고를 반복하던 네일은 숨이 찰 때 쯤이 되어서야 입술을 떼어냈다. 그마저도 조금 아쉬운지 엘리후의 아랫입술을 슬쩍 깨물며. 네일이 가벼운 접촉이 아닌, 먼저 키스를 해오는 것은 엘리후 쪽에서 먼저 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지만 간혹 충동적으로, 또는 계획적으로 저가 먼저 입술을 겹치고 혀를 섞을 때면 그 키스는 항상 묘한 질척거림을 남기며 끝났다. 네일이 키스를, 그리고 키스를 하는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을 도저히 숨기지 못하고 남기는 것이었다. 그걸 캐치 못 할 엘리후는 아니었기에 이럴때마다 괜히 피식피식 웃곤 했다. 지금도 그랬고.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엘리후는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끝났어?"


영 만족하지 못 한 표정을 하고 있는 네일에게 엘리후는 넌지시 물었다. 네일은 글쎄, 하고 애매한 대답을 내놓은 뒤 속으로 입맛만 다셨다. 나름 성에 찰 때까지 입술을 맞대고 있었던 것 같은데, 끝이 불만스러웠다. 뭐가 문제지. 한참을 곰곰히 생각하던 네일은 제 허리를 감아오는 손을 꽉 잡아버렸다. 딱히 주도권이라던가, 별로 그런 것에 욕심을 두진 않았으나. 어쩐지 오늘은 빼앗기고 싶지 않은 기분이라. 이제는 제법 어른스러워졌고, 능청스럽게 넘길 줄도 알게 됐고, 먼저 이것저것 할 수도 있게 되었는데도 사실상 딱히 변한 건 없었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있지 않으면 항상 주도권은 엘리후가 잡고 있었으니까. 저가 먼저 시작했더라도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너무 자연스럽게 주도권이 넘어가있곤 했다. 네일은 엘리후의 손등을 가만히 손가락으로 간질이다가, 남은 손으로 제 안경을 벗었다. 그리고 한 번 더 입술을 겹쳤다. 하지만 그것도 얼마 안 가 저 쪽에서 다소 거칠게 떼어내고 말았다.


"…아파, 엘리."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짙게 미소짓는 엘리후를 보며 네일은 짐짓 미간을 찌푸렸다. 저 쪽에서 놀랐을 때나 숨이 막힐 때 깨문 것이 아니라면 키스 도중에 혀를 깨문 적은 없었는데. 입 안이 얼얼한 느낌에 네일은 엘리후의 손을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그리고 그 손으로 입을 가렸다. 그러니까, 저가 먼저 혀를 깨물린 적은 없었다는 뜻이다. 생각보다 더 아팠다. 비릿한 피맛도 났고. 분명 피맛은 엘리후도 느끼고 있을 텐데, 뭐가 좋은지 여전히 웃고만 있었다. 이내 엘리후는 부드럽게 네일의 허리를 끌어당겨 안았다.


"뭐하는 짓이야."

"어떤 거? 혀 깨문 거, 아니면 끌어안은 거?"

"뭐겠어."


엘리후는 퉁명스럽게 대꾸하는 네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툴툴거리는 것도 귀엽다니깐. 그리 중얼거리니 다소 신경질적인 시선이 저에게 꽂혔다. 무슨 일이라도 있나. 오늘따라 까칠하네. 엘리후는 가만히 생각하다가, 이내 알았다는 듯 네일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대로 내려가 콧잔등에도 입맞추고. 여전히 네일의 손에 들려있는 안경을 빼앗아, 슬쩍 씌워주었다. 벗으면 잘 안 보이잖아. 이정도로 가까이 있으면 잘만 보이거든. 그런가? 안경을 써 본 적이 있어야지. 장난스레 대꾸하는 엘리후를 보며 네일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에 반응하듯 엘리후는 툭, 하고 제 이마를 네일의 이마에 맞대었다. 영 거슬리는 안경은 손가락으로 슥 내려버리고.


"대답이나 해."

"그냥, 오늘따라 왜이러나 싶어서."


물론 그리 물으면서도 엘리후는 이유를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부끄러우면 쌀쌀맞아지곤 했었지. 하지만 1, 2년 전부턴가. 키스 정도의 스킨십으로는 재밌는 반응을 볼 수 없게 된 터라 조금 아쉬워하는 차였다. 그래도 그런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은 모양이었다. 이런 식으로 표출하는 걸 보면. 그러니까, 부끄러운거지. 제 마음에 들 만큼 제대로 된 키스를 하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물론 결정적인 이유는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새삼스레 이리 반응하는 제일 큰 이유는,


"…오늘은 안 봐줘."


뭐. 이런 것. 하고 싶다면 하고 싶다 말하면 되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런 거로 부끄럼을 타는 것인지. 물론 그런 면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엘리후에게는 참으로 큰 즐거움이긴 했다. 그 말에 엘리후는 쿡쿡 웃으며 입으로 네일의 안경을 벗겨냈다.


"뭘 안 봐줘?"


그리 말하자 제멋대로 다시 입술을 겹쳐온다. 물론 이번에는 혀를 깨물거나, 그런 장난을 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장난기가 생겼을 뿐이지. 네일은 아까처럼 미간을 확 구겼다. 너야말로 오늘따라 왜 이러는데. 순간 속으로 울컥했지만 꾹 참고, 뒤로 빠지는 엘리후의 혀를 억지로 제 혀와 얽히게 했다. 물론 전혀 응해줄 생각 없는 것 같은 반응에 키스는 오래 이어지지 못했으나.


"엘리, 너……."


눈을 뜨고, 불만스러운 목소리를 터뜨리는 네일의 입을 엘리후는 그대로 제 입으로 막아버렸다. 네일이 기억을 되짚어가며 따라하는, 그런 류의 서툰 키스가 아니었다. 네일은 속으로 작게 신음하며 엘리후를 꽉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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